그래미상 수상에 빛나는 <모차르트!><엘리자벳>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펼쳐지는 <김준수 콘서트>를 위해 <모차르트!> 공연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뮤지컬 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모차르트!>와 2012년 한국 초연을 앞둔 <엘리자벳>의 하이라이트 곡으로 꾸며진다. 내한 이후 오케스트라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르베이를 공연을 이틀 앞둔 지난 5일 만나봤다.
“김준수, 굉장한 재능을 가진 똑똑한 배우”
<김준수 콘서트>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1일 입국 하자 마자 연습실로 가서 배우들을 만났어요. <모차르트!> 공연 때에도 느꼈지만, 정말 한국 배우들은 세계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에 가장 놀랐던 건, 오케스트라의 실력입니다. 정말 대단해요, 깜짝 놀랐어요. 김문정 음악감독이 전체적인 연습을 마치고, 제가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맞추고 있는 과정을 지나고 있는데, 제가 수정을 요구할 때 마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수정해줍니다. 쉽지 않은 작업일 텐데 말이죠.
이번 공연의 기획단계부터 르베이의 역할이 컸다고 하던데요, 타이틀을 <김준수 콘서트>로 정한 이유가 궁금해요.
<모차르트!>를 끝내고 뮌헨으로 돌아가서 김준수가 가수로 출연했던 DVD 영상, 공연자료를 보면서 ‘준수와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기획사와 나누다 보니, 이 콘서트가 결실을 맺게 됐어요.
김준수의 음악자료만 가지고 공연을 하는 게 아니라 뮤지컬을 소재로 한다면, 김준수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그가 한 단계 더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더해졌습니다. 한국 관객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엘리자벳> 하이라이트 넘버와 관객들이 사랑해주셨던 <모차르트!> 배우들이 함께하면서 다양한 색상을 갖춘 공연으로 완성됐습니다. 여기에 <엘리자벳><미스 사이공><오페라의 유령> 주역으로 출연했던 독일 최고 뮤지컬 배우 우베 크뢰거도 출연합니다. 공연 마지막에는, 제가 김준수를 위해 만든 신곡도 공개할 예정이에요. 제가 직접 피아노 반주를 하고, 준수가 노래를 부르는 세계 최초 무대를 선보입니다.
김준수를 위해 만들었다는 신곡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김) 준수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통했어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준수가 저에게 “저를 위해서 곡을 하나 써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부탁했고, 저도 좋다고 말했죠. 준수의 음악세계와 제 음악세계가 만난다면, 아주 흥미로운 세계가 만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작곡을 하면서 목표로 했던 건 뮤지컬 넘버도 아닌, 대중가요도 아닌 노래를 만들겠다는 거였어요. 그와 제가 음악적 교감을 통해 나눈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고, 준수가 가진 목소리의 매력을 100% 살리는데 가장 큰 무게를 실었습니다.
김준수의 <모차르트!>를 빼놓지 않고 챙겨봤다고 들었어요, 그의 재능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맞아요, 팬이에요(웃음). 연습실에서 준수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 저 친구는 어떻게 흘러가야 한다는 걸 정확하게 알고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굉장한 재능을 갖춘, 똑똑한 친구입니다. 무엇보다 <모차르트!>때부터 제 마음을 끌었던 건 아주 감성적인 느낌을 내는 목소리였어요. 풍부한 감성에 감명 받았어요. 가창력도 중요하지만, 감정표현을 할 줄 아는 노래를 부르는 게 중요하거든요.
김준수 팬 분들에게 한복선물도 받았었죠(웃음).
오, 정말 감사하고 있다고 꼭 좀 전해주세요! 정말 아름다운 한복이었어요(웃음). 한국, 유럽, 일본 등 해외공연을 다니면서 열정적인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건, 정말 굉장한 일입니다.
“<엘리자벳>, 캐스팅 희망리스트 있어요”
<김준수 콘서트>를 통해 한국에서 첫 공개되는 <엘리자벳>에 대한 기대감도 큽니다.
이번 공연에서 하이라이트 넘버 6개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캐스팅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고 들었는데, 2012년 공연 예정이라 확정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어요. 배우들의 일정이 유동적이니까요. 제작사, 제가 똑같이 원하는 3~4명 정도의 캐스팅 희망리스트는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전 <엘리자벳> 주인공 이름에 김준수의 이름이 올라가기를 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엘리자벳>의 포인트가 있다면요?
우선, <모차르트!>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만큼 <엘리자벳>도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6살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하는 여주인공 엘리자벳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한국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궁의 엄격한 규율에서 자유를 찾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은 오늘날에도 통하는 동시대적 주제이고, 그녀의 사랑과 하나의 캐릭터로 등장하는 죽음 등 한국 정서에 맞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무대에서 보여드릴게요(웃음).
“<김준수 콘서트> 깜짝 놀랄 네 곡의 노래 선보일 예정, 공연 전 까지 비밀”
<엘리자벳>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아주 매력적이라고 들었어요.
맞아요, 노래와 연기 모두 100% 완벽하게 선보여야 하는 크고 어려운 역할이지만, 대단히 매력적인 모습을 하고 있죠. 16살부터 60세까지의 역할을 모두 소화해야 해요. 아직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한국 여배우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엘리자벳 역할에 어울릴 만한 캐스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 뮤지컬을 접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요.
우선 열광적으로 칭찬하고 싶습니다. <영웅>이라는 뮤지컬을 봤는데 배우, 무대, 음악, 이야기, 안무 모두 휼륭 했어요.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풍부한 재능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모차르트!>를 통해 한국 프로덕션과 작업을 시작하면서, ‘사전 준비 기간이 짧은 것 아닌가’라는 걱정 때문에 반신반의 했어요. 한국에 와서 배우, 스탭들이 열정적으로 집중하는 모습과 재능을 보고 ‘아, 이런 자세로 임하기 때문에 가능하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짧은 리허설 기간 등 한국 뮤지컬 시스템에 대해 비판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주, 대단히, 잘 굴러가기 때문이죠.
<김준수 콘서트>를 찾을 관객들에게.
아주 특별한 것들을 전해드릴 겁니다. 가수, 뮤지컬 배우 김준수를 뛰어넘은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고,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배우들이 선보이는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을 만날 수 있어요.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네 곡의 노래가 등장하는데요, 이건 공연 전까지 비밀입니다! 직접 오셔서, 확인하세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최일규(Candid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