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전날, 정규 2집 발매에 맞춰 오는 8월 9일에 열릴 JYJ 콘서트 의 1차 티켓 예매에 풀린 2만 장의 입장권이 오픈 20분 만에 매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참 대단한 일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부터 할 얘기는 딱히 굉장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혹자에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 부러운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은 서로의 돌아갈 곳이 된 어떤 친구들의 우정에 관한 얘기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친구를 잃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연락하고, 허튼 맹세와 어리석은 모험을 함께 하던 어릴 적 친구, 가슴 밑바닥을 긁는 수치스러운 경험을 털어놓고, 울고, 웃고, 헤어지는 건 생각조차 해본 적 없던 내 반쪽 같은 친구와 싸움 한 번 없이 멀어지는 건 아주 흔한 일이다. 서로 생각이 달라서, 살기 바빠서, 더 중요한 누군가가 생겨서 멀어진 친구의 부재를 깨달았을 때는 보통 이미 너무 늦었을 때다. JYJ를 촬영하기로 한 날, 발매가 코앞인 정규 앨범은 아직도 마무리 작업 중이었고, 김재중은 드라마 촬영 중이었으며, 박유천은 팬미팅과 영화 홍보로 지방과 해외를 오가고 있었다. 새 뮤지컬 막바지 연습 중인 김준수의 상황도 나을 건 없었다. 몇 달 전부터 기획됐지만, 미친 스케줄 탓에 펑크날 위기를 넘고 넘어 성사된 촬영이었다. 퀭한 얼굴을 하고 촬영장에 나타난 세 사람은 한눈에 봐도 지쳐 보였다. 조심스러우면서도 긴박하게 진행된 촬영을 잠시 멈추고 우리는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눴다. 준비 중인 앨범에 관한 얘기로 시작된 대화는 정의 내릴 말이 더 이상 필요 없을 만큼 밀착된 우정과 안심하고 돌아와도 되는 쉴 곳이 된 관계,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관한 속말로 이어졌다. 술 한잔을 사이에 둔 자리처럼 느닷없이 깊어진 시간 끝에 나는 그들이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싸운 뒤에는 화해하며 그렇게 오래도록 묵어가는 사이로 남기를 바라게 됐다.
지난 앨범이 나오고 3년이 지났고, 그사이 세 사람이 각자 활동을 많이 했다.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숙했을 만한 시간이다. 추상적일 순 있지만, 세 사람의 성장이 이번 앨범에 어떻게 담겼는지 알고 싶다.
준수 장르적으로는 다양한데, 지난번 앨범보다 힘을 뺐다. 신경을 덜 썼다는 게 아니라 좀 더 성숙해졌다고 해야 할까. 댄스곡이라고 해도 비트가 빠르고 강한 음악보다는 느낌이 강한 쪽을 택했다. 셋 다 좋아하는 음악이 다 다른 건 사실인데, JYJ로서 해야 하는 음악이 어떤 건지도 서로 잘 알고 있다. 이번에 국내외에서 곡을 많이 받았다. 80곡 정도. 각자 5곡씩을 고르기로 했는데 그중에서 3곡이나 겹치더라. 노래 자체가 좋고 나쁜지를 따져 골랐다기보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음악을 염두에 두고 고른 게 있는데 거기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이 같았다.
세 사람이 공통적으로 JYJ의 음악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어떤 건가?
유천 좋은 음악. 그리고 준수 목소리, 재중이 형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는 음악.
재중 이번에 우리는 트렌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장르도 생각 안 했다.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여러 곡 중에 세 사람의 교집합을 찾으려고 했다. 연주가 강한 곡도 있고, 아카펠라 느낌의 곡이나 R&B풍의 곡, 순수 팝 같은 곡도 있다. 셋이 들었을 때 셋이 똑같이 좋구나, 하는 그런 곡을 골랐다.
셋이 참 다르다. 좋은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유천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를 좀 배제하고 그룹을 생각했을 때 드는 느낌 몇 가지가 비슷했던 것 같다. 그건 그냥 오랫동안 같이 해왔기 때문에 드는 느낌이다. 뚜렷하게 이런 이유, 저런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 딱 들었을 때 좋고 멤버들한테 잘 어울리겠다, 셋이 부르면 어떤 느낌이 나겠다 하는 걸 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함께 시간을 많이 보냈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들이다.
지난 3년간 JYJ로 활동을 쭉 해온 게 아니라 각자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다 다시 만나서 느끼는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재중 다 있을 거야.
유천 난 없어.
재중 없떠? 왜 없떠?(웃음) 준수와 나는 솔로 음반도 내면서 활동했기 때문에 노래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 강박 같은 건 없었다. 유천이는 연기만 했기 때문에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준수는 뮤지컬을 했기 때문에 뮤지컬적인 성향이 나올 줄 알았고, 나는 록 앨범을 냈던 만큼 그쪽일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를 아우르는 교집합이 되는 게 어떤 부분일까 생각하면서 녹음을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냥 JYJ 느낌이었다. 우리도 신기했다.
준수 뮤지컬 할 때의 보컬 느낌이랑 JYJ로서 노래할 때 느낌이 다른 부분이 있다. 재중이 형도 그런 게 있다. 유천이 같은 경우는, 노래하는 모습을 본 게 언젠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감각적으로 많이 무뎌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유천이 생일 파티 때 다 같이 노래방에 갔는데, 유천이가 노래를 너무 잘 부르는 거다. 연기를 해서 그런지 뭐라고 해야 할까, 애절함 같은 게 예전보다 더 배어 있는 게 보였다. 나도 걱정했다. 3년 동안 개별 활동을 많이 했고, 그룹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각자 활동한 게 고작 3년일 뿐이었다.
유천 난 10년 다 같이 했다고 생각했는데.(웃음)
준수 응. 합쳐서 10년.
재중 11년 차인 거지. 데뷔 전부터 따지면 더 길고.
어쨌든 긴 시간이다. 친구 사이를 부르는 여러 이름이 있다. JYJ는 서로에게 어떤 친구들인가?
유천 우리한테 맞는 뚜렷한 단어가 없는 것 같다. 그냥 옛날에는 친구였다가, 가족이었다가, 떠오르는 말이 여럿 있었는데, 이제는 그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무색해진 느낌이다. 그냥 필요 없어졌다.
준수 항상 좋은 일만 있을 때보다, 뭔가 힘든 부분을 헤쳐나갈 때 서로 의지되고 돈독해지는 게 있는 것 같다.
개별 활동이 성공적인 만큼 비중도 점점 커질 것이다. 그래도 JYJ 활동은 계속 할 건가? JYJ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까? 장르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은 아니다.
유천 이번 앨범은 오히려 예전보다 더 생각 없이 준비한 느낌이다. 대충 준비했다는 게 아니고, 그냥 셋이서 우리 뭐 하자, 해서 나온 느낌? 이번엔 이런 컨셉트고, 저랬으면 좋겠고, 뭘 보여주면 좋겠고, 그런 게 아니고 그냥하는 거.
편안해졌다고 받아들여도 되나?
유천 잘되면 좋겠지만 성공을 위해서, 우리를 알리기 위해서 선보이는 앨범이 아닌 것 같다. 살다가 그냥 뜻이 맞아서 만든 느낌이 강하다.
재중 맞다. 엄청난 걸 준비했으니까 이걸 보고 박수쳐줘,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편안함이기도 하고, 여유이기도 한 것 아닐까 싶다. 어느 뮤지션한테나 팬들은 중요하겠지만, 특히 JYJ에게 팬은 중요한 존재일 것 같다. 팬들한테 다가갈 때 어떤 음악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지 않나?
유천 진짜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재중 각자 개별 활동을 하지 않았나. 그룹 활동만 쭉 해왔다면, 내 다음 스텝은 뭘까, 목표를 어느 지점까지 찍어야 나 스스로 만족할까 하는 생각은 버렸을 것 같다. 적당히 만족감을 가지고 살면서 다음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룹으로서도 꾸준히 다음 스텝을 밟긴 했지만, 개인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스텝에 대한 목표나 궁금증 같은 게 생긴 것 같다. 그러면서 그룹 활동을 하면서 앨범을 내다 보니까, 물론 좋은 걸 보여줘야겠다는 욕심은 있는데 그룹 활동에 여유가 생겼다. 나는 계속 달리고 있는데 오히려 쉼터에 온 느낌이 든다.
준수 정말 그렇다. 앨범을 낸다는게 다른 가수들한테는 가장 부담되는 상황일 텐데, 우리는 오히려 쉼터에서, 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하는 느낌은 있는 것 같다.
각자의 활동을 서로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준수 우선 둘 다 연기적으로 자리를 아주 잘 잡은 것 같다. 아이돌 중에서 연기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적어도 그 가운데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한 실력을 갖췄다는 건, 같은 멤버로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재중 나는 세상에 나 같은 캐릭터가 몇 명이나 있을까, 나는 특별하다고 스스로 각인하는 편이다. 못난 부분까지도 포함해서 말이다. 나는 흔하지 않은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준수를 보면서도 뮤지컬 배우 중에 과연 준수 같은 색깔을 가진 배우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난 없는 것 같다. 흔히 뮤지컬 배우 하면 떠오르는 게 있는데, 준수는 뭔가 다르다.
유천 준수한테는 그런 게 있다. 일반적인 뮤지컬 배우와 뭔가 다른 부분.
재중 JYJ 멤버로서 유천이한테 고맙게 생각하는 게 있다. 유천이는 JYJ에서 중심을 아주 잘 잡아주고 있다. 톡톡 튀는 애들만 셋 있는 그룹의 활동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흔들리지 않고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게 유천이다. 음악을 하든, 연기를 하든 유천이는 전혀 이질감이 없다.
유천 난 솔직히 개별 활동보다 그룹 활동이 좋다.
이유는?
유천 즐거우니까. 팬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개별 활동을 더 지지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가끔은 팬들이 그룹 활동을 더 중시하고 관심을 뒀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재중 나도 동감.
멤버 각자가 자신의 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잘해서 그런 것 아닐까?
유천 물론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준수 처음 활동을 시작하던 때는 팬들도 멤버들이 다른 멤버를 위해 뭔가를 하는 게 당연하고 좋은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끼리는 서로를 위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해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팬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생겼다. JYJ가 아닌 재중이 형의 연기 때문에 팬이 된 사람이 있고, JYJ가 아닌 내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유천이의 드라마도 마찬가지고. 그분들의 입장이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 전에 우리가 JYJ라는 그룹이라는 걸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그룹 활동이 오랜만이어서 그런 것도 있을 것 같다. 콘서트 예매율 보니까 팬들 기대가 대단한 것 같던데.
재중 팬들이 우리를 위해 가지는 마음이니까 나에 대한 지지이고 사랑이니까 이런 말이 조심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이 자리를 빌려 이번 앨범 활동을 앞두고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이거다. 우리의 모토는 JYJ 안에서 힘을 받고 나와서 개별 활동을 하는 거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유천 팬들한테 또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우리 멤버들 활동의 방향성은 우리 자신이 결정한다. 물론 회사와 상의는 하지만 우리가 결정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회사를 비난하는 분들이 많더라.
준수 누구에게는 좋은 결정을, 누구에게는 그보다 못한 결정을 내린다고 믿는 거다.
유천 이렇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사람이 살다 보면 사람이 회사를 배려할 때도 있고, 멤버가 멤버를 배려할 때도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살아가는 건데 우리가 좋게 생각해 서로를 배려해 내린 결정을 팬들로선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했구나 생각할 때가 있다. 물론 안다. 그 멤버를 생각하는 마음이 워낙 크다 보니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우린 우리가 결정하고 싶어서 회사를 나온 사람들이고, 그래서 우리는 누구보다 우리 의견을 존중해주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준수 맞다. 회사의 의견을 듣긴 듣는다. 하지만 결론은 우리가 낸다. 우리 활동 중에 어떤 건 성공했고, 어떤 건 그렇지 못한 게 있을 것 아닌가. 그걸 회사가 결정한 것처럼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우린 하고 싶은 활동을 한다. 팬들이 우리를 위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이제 JYJ는 자신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들임을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재중 우리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기를 바라는 거다. 물론 우리가 전 회사를 나오면서 힘든 결정을 내렸을 때 곁에서 힘들어하면서도 가장 큰 힘을 준 사람들이 팬들이란 걸 잘 안다.
준수 그래도 힘든 일 겪고 나서 멤버들이나 팬들 모두 서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팬들도 예전처럼 걱정 많이 하고 경계하기보다는 즐겁게 우리 활동을 즐기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팬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
재중 팬들과 우리도 이제는 가족이 된 느낌이다.
뚝심이라고 해도 좋고, 자존감이라고 해도 좋다. 세 사람 모두 또래보다 자기 생각에 확신이 강하다는 느낌이다. 너무 일찍 어른이 돼버린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드나?
준수 우리끼리 있을 때는 또 아기다. 장난치는 거 좋아하고.
재중 일할 때는 프로페셔널한 부분이 있지만, 일을 벗어나면 그 나잇대 사람일 뿐이다.
유천 유일하게 우리가 제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게 또 셋이 모였을 때다. 풀리는 것도 많고.
지금까지 잘해왔다. 각자로서도, JYJ로서도. 이번 앨범 활동이 끝나면 JYJ가 한 단계를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될 거란 생각이 든다. 불안함, 기대, 혹은 어떤 계획이든, 이 시점에 무슨 생각을 하나?
준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너무 길게 보지 않는다.
재중 오오, 내 생각이랑 똑같아.
준수 (웃음)당장 해야 할 것만 생각한다. 각자 활동도 있지만, 하반기엔 JYJ 앨범 활동을 마무리 짓는 것이 우선이다. 그 이후의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는거고.
유천 얼마 전에 재중이 형한테 문자를 보냈다. ‘형 뭐 해? 어때 요즘 행복한 것 같아?’ 활동을 더 하면 좋고, 잘되면 좋지만 그런 부분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어떤 게 행복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진짜 셋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 활동도 더 잘되고, 그래서 돈도 더 벌고 그러면 좋겠지만, 셋이 나중에 서로 얼굴만 봐도 미소 띨 수 있는 사람들이 되면 그 관계가 얼마나 끈끈할까 생각이 든다. 물론 JYJ 활동이 무척 중요하고 나도 하고 싶은데, 그게 서로 마음이 아주 잘 맞아서, 같이 있으면 너무 즐거워서, 운전하고 가다가 음악이 나오면 아, 이런 음악 셋이 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식의 활동이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활동들.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 될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 않나. 우리가 나중에 마흔이 되어 주연을 못하고, 30회 공연이 10회 공연으로 줄어도 그 자체만으로 행복한 미래가 그려지면 좋겠다. 물론 우리가 잘되면 좋겠지만 그게 주는 아니라는 거다.
구체적인 계획을 묻는 건 아니다. JYJ로서 가장 마지막에 이루고 싶은 꿈 같은 게 있는지?
준수 활동에 대한 꿈으로만 얘기한다면 늙어서도 앨범내면 좋겠고, 일상이라면 셋이 와이프, 아이들 데리고 하와이 같은 곳으로 같이 놀러 가는 거.
재중 나는 꿈은 없다. 꿈이라고 생각하면 꿈이니까 미뤄지고 막연하니까. 목표라고 생각하면 반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목표가 좋다. 꿈이라고 하면 앞으로 못 나아갈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 김재중은 행복한가? 그보다 먼저, 김재중은 행복을 믿는 사람인가?
재중 그 기준이 요즘은 헷갈리는데, “개인 활동 많이 하니까 JYJ는 앨범 작업 할 때나 만나고 평소에는 솔직히 볼 일 없죠?” 사람들이 그렇게들 물어본다. 사실 그렇다. 앨범 준비를 하니까 자주 만나게 되어 좋다. 셋이 처음 같이 활동하게 되면서 참 행복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각자 있어도, 같이 있을 때도 그냥 마음이 통한다. 같이 있든 떨어져 있든 상관없이 서로의 존재가 느껴진다. 행복도 전에는 또렷한 행복이라는 게 있었다면, 이제는 뭘 가져야 하고, 뭘 해야 행복하다는 그런 게 사라졌다. (유천에게) 나 드라마 촬영하다 그 문자 받고 정말 멍했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끼리는 미래에 대한 얘기를 얼마나 많이 하고, 행복한지, 행복할지 묻고 그랬겠나. 그 대답이 한 살 먹을 때마다 달라졌고, 지금에 와서 다시 그 얘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준수 우리가 회사를 나온 건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어서 였다. 우리가 그걸 향해서 가고 있는지 스스로 묻기도 하고, 행복하다면 행복한 대로 이 행복이 사라질까봐 안절부절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무엇이든 좋은 점 나쁜 점이 있다. 부자든, 성공하든, 좋지 않은 점도 분명히있다.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내게 어떤 걸 못 가졌기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거고, 딴 사람이 가질 수 없는 걸 가진 것에 만족하면 행복한 거고. 그게 생각보다 어려운데, 내게 없는 걸 좇으면 불행하겠지. 우리, 적어도 그때보다는 행복이란 답에 가까워지지 않았나.
유천 행복이라는 거 참 별거 없구나. 혹여 살면서 최악으로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이 있어도 어느 순간에는 그 자체가 행복일 수 있구나 하는 거. 내가 즐거워서 행복한 게 아니라 힘든 일을 겪고, 그래도 살아가고 그 자체가 행복일 수 있다는 거. 그래서 멤버들이 더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것 같다.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게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게 아니듯이. 재중이 형한테 문자를 보냈을 때 너무 힘들고 지치는 일이 있어서 잠도 못 자고, 가슴이 쪼그라들고, 생각은 많고 그랬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딱 하나 드는 생각이 그래도 참 다행이지. 그래도 좋지. 그래, 그래도 행복하지. 그래서 너무 궁금했다. 형이 드라마 찍느라 바쁘고, 앨범이랑 공연 준비로 시간에 쫓겼겠지만 내가 물어본 건 그런 게 아니었다. 그냥 밥 먹었어? 같은 질문이었다. 다분히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재중이 형의 답이 내 마음과 같았다. 이건 행복이고, 이건 행복이 아니라는 생각이 없어진 거.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 사람은 행복한 거 아닌가? 그런 사람 없이 평생을 사는 사람도 많다.
유천 주변 사람들이 그런다. 만나는 사람이 한정적이니까 어느 정도 폭을 넓히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그런데 그게 적든 많든 어찌 됐든 나는 둘은 담보니까. 재중이 형, 준수 늘 둘은 있으니까. 그럼 된 거 아닌가 싶다. 이 정도 갖췄으면, 이런 재산이 있는데 뭐가 그렇게 두렵고, 조바심이 들고 그러겠나.
준수 한 명 만들기도 힘든데.(웃음)
재중 보증금 같은 거지.(웃음)
styling director 정혜진( E U P H O R I A )·임혜림
styling assistant 김정미·공지연·전민정·박홍란 ( E U P H O R I A )
hair 강호
makeup 문주영
http://www.marieclairekorea.com/user/celebrity/cover/view.asp?mIdx=9800&adminview=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