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강수진 기자
그룹 JYJ는 “우리를 찾아주는 많은 이들이 신기하고,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국내 TV 가요 및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그룹 JYJ의 납득하기 힘든 상황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YJ의 팬덤은 언제건 두텁고 단단했다. 10년 가까이 K팝 한류를 주도했던 이들은 결코 지쳐하거나, 기세를 누그러뜨린 적이 없었다. JYJ는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강해지고 있는 중이다.
JYJ는 지난 15일 오후 홍콩 현지 공연을 하루 앞두고 란타우 섬 ‘월드아시아엑스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해외 투어에 나선 벅찬 소감과 감격 등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최근 발매한 음반에 대해서도, 또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뒤 갖는 여러 소회에 대해서도 다정다감하게 소개했다. 멤버들은 곁에 앉은 멤버의 이름을 부르거나 눈을 서로 맞추는 등 애잔하면서도 훈훈한 우애를 시종 드러냈다. 스포츠경향이 JYJ와 나눴던 이야기를 14문14답으로 정리한다.
Q1. 투어가 본격화됐습니다. 소감이 남다를 듯해요.
(재중) 한국에서 시작해 해외 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인사를 가게 됐습니다. 한국에서의 공연에서도 날씨가 좋았는데, 이 곳 홍콩 날씨도 무척 좋아 기대가 큽니다.
Q2. JYJ로서 오랜만의 투어입니다. 홍콩에 들어설 때 공항에서부터 팬들 모여 크게 반겨줬지요?
(준수) 2011년 이후 3년만에 음반을 낸 우리를 응원해주려고 그렇게 많이 나와주었던 겁니다. 원래 우리 팬들이 공항에서 그렇게 열성적으로 환호해주는 편이 아닌데, 응원을 위해 왁자지껄하게 해주었던 것이죠. 정말 감사드리는 마음 뿐입니다.
Q3. 지난 서울 공연은 3만석 규모의 공연이 화제였죠?
(유천) 오랜만의 공연이었고, 올림픽주경기장이라는 큰 장소의 공연이기도 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앨범도 한참 만에 내는 것이어서 압박감도 따랐던 게 사실이었죠. 오랜만에 따뜻한 느낌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굉장히 즐겁게 공연을 했습니다.
Q4. 팀 컴백에 3년이 걸렸습니다.
(재중) 원래 앨범을 좀 더 일찍 냈어야 했는데. 발매가 미뤄졌던 겁니다. 그 사이 개인 활동도 있었고요. 각자 열심히 하다가 3년만에 뭉쳤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JYJ는 우리 멤버 각자에게 ‘힐링’이 공간이기도 합니다. 우리를 편안히 해주는 안식처라고 할까요.
Q5. 개별 활동이 가져다 준 시너지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재중) 확실히 3명이 있으니까, 많은 분들이 더 크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습니다. 나 혼자 할 때보다 세 명이 함께 나오니, 주변에서 들리는 말이 더욱 큰 것 같고요.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Q6. 앨범 제목을 ‘저스트 어스’로, 공연 제목은 ‘더 리턴 오브 더 킹’으로 각각 지었죠?
(재중) 앨범 제목은 유천의 아이디어입니다. JYJ 브랜드 광고 촬영장에서 앨범 타이틀을 정해야 되는데 유천이가 ‘저스트 어스’를 추천했어요. 그저 편하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어울리는 것을 해보자는 의미로 그렇게 이름 지었지요. 공연 타이틀 ‘더 리턴 오브 더 킹’의 경우에는 앨범 제목과 좀 상반된 느낌이 들기도 하죠? (웃음) 공연 무대 위에서의 JYJ는 또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무대에서) 보여줘여 할 JYJ의 모습은 ‘더 리턴 오브 더 킹’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Q7. 한류 개척자로서 후배들의 활약을 지켜보면 어떤 가요?
(준수) 스페인, 독일, 페루, 멕시코, 칠레, 브라질 등 거의 공식적으로는 그 곳에서 처음 공연을 했을 겁니다. 많은 곳을 다니는 요즘의 후배들을 보면 뿌듯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처음에 할 때는 힘들었지만 누구든 먼저 가야하는 사람이 있어야 했고, 그게 우리였다는 사실도 뿌듯합니다.
Q8. 방송활동 없이 해외에서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인기가 변함없는 이유는 뭘까요?
(준수) 우리도 매번 신기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팬분들이 인터넷을 통해 뮤직비디오 정도를 봤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 무대나 라이브하는 모습은 한동안 못봤을 테니까요. 방송(가요 및 예능 프로그램) 활동을 안하면 자연스럽게 팬들도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인데, 이렇게 앨범으로 각종 차트에서 1위를 하고, 또 해외 공연을 나설 수 있고…. 저희는 행운아 일겁니다. 이럴 수록 더 지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Q9. 음반 낸 이후 이렇다 할 방송 무대에 출연하지 않았음에도, 최근 SBS <인기가요>에서 1위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재중) 지난 서울 콘서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KBS로부터) 노래 ‘백시트’가 심의에 걸렸단 이야길 들었을 때 한편으로는 ‘그래. 잘됐다’ 싶었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공연장에 와야 볼 수 있는 무대란 점, 뭔가 ‘엣지’ 있지 않나요? 방송 출연 없이도 팬들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그만큼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왔습니다. 물론, 외압에 의한 부조리함에는 타협하고 싶진 않습니다.
Q10. 멤버 모두 30대에 성큼 다가서고 있습니다.
(준수) 30대에 대한 두려움은 없습니다. 예전부터 30대가 빨리 왔으면 했죠. 남자라면 30대가 제일 좋은 나이가 아닐까 했거든요. 뭔가 스며나오는 모습, 경험, 이런 게 멋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30대가 반갑습니다. 가야할 행보가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지만, 그런 까닭에 더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유천) 멤버들과 지낸 지 10년이 넘어가고, 지금의 소속사 (백창주) 대표를 만난 것이 5~6년이 다 돼갑니다. 만난 사람들과 그 기간이 길어지면 질 수록 고마운 마음이 더 커져 가는 것 같습니다.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는 기쁜 마음도,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점점 더 크게 알아가는 것 같고요. 이런 게 나이가 들었다는 게 아닐런지요.
Q11. 점점 더 서로에 대한 애정이 커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준수)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사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모를 겁니다.
(유천) 얼마전 <드라큘라>(김준수 주연의 뮤지컬)를 보고 왔는데, 혼자 공연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심까지 생기더군요. 아 저 사람이 나랑 같이 가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트라이앵글>(김재중 주연의 드라마)을 보고서도 그렇게 느꼈고요. 남들이 제 동료들을 이야기할 때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Q12. 3년만에 투어가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데, 어떤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요?
(준수) 무대 규모가 예전보다 좀 커졌습니다. 팀 무대 외에도 멤버들 각자의 매력을 담은 개개인의 무대도 적극 보여드리려 합니다. 장르도 다양하고요, 여러가지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요.
Q13. JYJ로서 그 사이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요?
(유천) JYJ라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저 인간적인 스스로의 성장이 있었다고 할까요? JYJ가 되어서 달라졌다기 보다는 세상을 넓게 보고 스스로 헤쳐 나가게 되면서 배운 것이 무척 큽니다. 모든 일을 우리가 선택하되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그러면서 서서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Q14. 그동안 잘 해온 것 같나요?
(준수) 모두에게 고맙고, 참 열심히 했다고 여깁니다. 멤버들 모두가 우리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고, 서로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습니다. JYJ 멤버들은 이제 ‘좋다’ ‘친하다’라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가장 단단할 뿐더러, 공기처럼 내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우리 셋’입니다. 정말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속상한 적도 물론 있었지만 잘 헤쳐 나왔습니다. 이번 활동에는 이러한 우리의 성장이 잘 맞물려있습니다. 더욱 성숙한 마음으로 대중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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